채용 리드타임이 길어질수록, HR만 더 바빠지는 이유
HR의 과부하 상태
채용 리드타임이 늘어지면 가장 먼저 호출되는 사람은 HR입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죠?”라는 질문도, “조금만 더 빨리 진행해 주세요”라는 요청도 대부분 HR을 향합니다.
그런데 실제 프로세스를 차분히 뜯어보면, 한 가지 이상한 지점이 보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손에 쥐고 있는 구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서류를 판단하고, 면접에서 역량을 검증하고, 최종 합격을 결정하는 주체는 대부분 현업 실무진입니다.
그럼에도 채용이 늦어지면, 문제는 늘 HR의 실행력으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한 번쯤은 질문을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채용을 혼자 하는 구조로 설계해 둔 건 아닐까요?”
채용 업무의 협업적 특성
조직학에서는 의사결정에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힌 업무일수록, 개인의 효율보다 구조가 결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합니다.
채용이 그렇습니다. 채용 담당자가 아무리 정리하고 준비해도, 실제 판단은 면접관의 손에서 이뤄집니다.
그럼에도 채용 프로세스는 종종 이렇게 설계됩니다.
HR은 전체를 끌고 가는 사람
현업은 요청을 받는 사람
이 구조에서는 HR이 바빠질수록, 채용은 오히려 느려지기 쉽습니다. 일이 한쪽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채용 병목 발생 지점
채용이 늦어질 때, 문제는 한 곳에 있지 않습니다. 서류, 면접, 합불 결정 단계에서 작은 지연이 누적되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채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리쿠르터 업무 시간의 30~35%가 면접 일정 조율에 사용되고, 또 다른 조사에서는 지원자의 40% 이상이 면접 일정 조율이 지연될 경우 채용 과정에서 이탈한다고 응답합니다. 한편, 지원부터 오퍼 수락까지의 평균 Time-to-Hire는 약 40일 이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수치들은 공통적으로 채용 병목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 판단과 조율 단계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들여다보면, 병목은 모든 단계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납니다.
1️⃣ 서류 단계: 기준의 불명확성
서류 검토가 밀릴 때, HR은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 되실 때 한 번만 봐주세요.”
하지만 기준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서류 검토는 현업에게 또 하나의 숙제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이 포지션에서 정말 중요한 요건은 무엇인지
어디까지가 ‘괜찮음’이고, 어디부터가 ‘부족함’인지
빠르게 판단해도 되는 지점은 무엇인지
이게 정리되지 않으면, 검토는 뒤로 밀립니다.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
JD에서 필수 요건 3가지만 별도로 정리해 전달하기
“이력서 전체 검토” 대신 → “이 3가지만 보면 됩니다”라고 판단 범위 줄이기
서류 검토 요청 시 기한을 질문이 아닌 합의로 설정하기(예: “수요일까지 15분만 투자해 주세요”)
이렇게만 해도 서류 단계의 체감 부담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2️⃣ 면접 단계: 기억 의존 문제
면접 직후에는 분명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기억은 흐려집니다.
이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인간의 특성에 가깝습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회상에 의존한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면접이 끝난 뒤 피드백이 늦어질수록, 판단은 더 어려워집니다.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
면접 종료 직후 5분짜리 공통 피드백 폼 작성 요청
자유 서술 대신 → [강점 / 우려 / 함께 일할 수 있을지] 3칸 구조 사용
면접관에게 ‘완성도보다 즉시 기록이 더 중요하다’는 원칙 명확히 공유
이 방식만으로도 피드백 회수 속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3️⃣ 오퍼 단계: 의사결정 지연
최종 단계에서 ‘한 번만 더 이야기해 보자’는 말이 반복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신중함에서 나온 말입니다.
하지만 의사결정 연구에서는 정보가 흩어져 있을수록, 사람은 결정을 미루는 쪽을 선택한다고 설명합니다.
결정을 돕는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방법
최종 후보별 한 페이지 요약(서류·면접·우려 지점) 공유
회의 안건을 ‘논의’가 아니라 ‘결정’으로 명확히 설정
합격/보류 기준을 ‘느낌’이 아니라 사전에 합의된 문장으로 정리
결정이 빨라지는 순간은, 추가 정보가 생길 때보다 정보가 정리될 때입니다.
개별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려워, TEO로 위 문제를 구조화한 기업이 있습니다.
서류 단계에서는 모든 이력서를 보는 게 아니라, '기준을 충족한 후보'만 확인했습니다.
현업의 역할은 ‘선별’이 아니라 ‘확인’에 가까워집니다.
면접에서는 녹음 및 분석 기능을 활용해, ‘좋았던 대화’가 아니라 ‘남는 정보’로 전환했습니다.
면접관은 면접 시간에 따로 기록하지 않아도, 이미 정리된 맥락 위에서 판단할 수 있었고, 판단의 근거 역시 자연스럽게 남길 수 있었습니다.
합불을 결정할 때는 서류, 면접, 평가 데이터를 한 흐름으로 연결해, ‘한 번 더 이야기해 봅시다’라는 대화가 사라지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정 방식이 정착되었습니다.
👉 TEO로 채용 리드타임을 줄이고 싶은 HR담당자신가요?
채용 리드타임 개선의 구조적 접근
채용 리드타임은 HR의 속도 문제로 환원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누가 어떤 판단을, 어떤 지원을 받으며 하도록 설계돼 있는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더 열심히 하기보다, 덜 혼자 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
그 지점에서 리드타임은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채용이 자꾸 늦어질 때, HR이 더 애쓰지 않아도 되는 구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판단과 협업이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입니다.
스펙터는 지금 조직의 채용 리드타임이 어디에서 막히고 있는지부터 함께 진단합니다.
채용이 왜 늦어지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구조를 정리하는 일부터 스펙터와 함께해 보세요.